2026년 8월 30일 조희대 대법원장의 부친이 별세하면서, 대법관 재제청을 둘러싸고 정면으로 대치하던 여야 지도부와 대법원이 하루 만에 조문 정국으로 옮겨갔다. 특히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늦은 밤 직접 빈소를 찾은 사실이 주목받았는데, 청와대가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을 헌정사 최초로 반려하며 재제청을 요구한 지 불과 며칠 만에 나온 조문이었기 때문이다[8]. 이 글에서는 부친상의 기본 사실관계와 조문 타임라인, 그리고 이 조문이 정치적으로 왜 주목받는지를 헌법상 근거까지 포함해 정리한다.
무슨 일이 있었나: 조희대 대법원장 부친상 개요
조희대 대법원장의 부친 조부환씨가 2026년 8월 30일 향년 93세로 별세했다[7]. 빈소는 경북 포항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026년 9월 1일 오전 10시, 장지는 경주시 강동면 선산으로 정해졌다[7][9]. 대법원 관계자는 “가족들과 조용하게 장례를 치르기를 원하며 외부 조문은 사양한다”는 입장을 밝혔고[5], 조 대법원장 본인도 8월 31일 대법원에 출근하지 않고 포항 빈소를 지켰다[5].

공교롭게도 8월 31일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대법관 서면 제청 논란을 규명하기 위한 현안질의를 예정했던 날이었다. 조 대법원장은 이 현안질의에 삼권분립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상태였고, 법사위 일각에서는 법적 조치까지 시사했으나 부친상으로 상황이 급변했다[5].
| 구분 | 내용 |
|---|---|
| 별세일 | 2026년 8월 30일(금) |
| 향년 | 93세 |
| 빈소 | 경북 포항성모병원 장례식장 |
| 발인 | 2026년 9월 1일(화) 오전 10시 |
| 장지 | 경북 경주시 강동면 선산 |
| 장례 형식 | 가족장, 외부 조문 원칙적 사양 |
김민석 민주당 대표, 언제 어떻게 조문했나
김민석 대표는 2026년 8월 31일 밤 공식 일정을 마친 뒤 포항성모병원 빈소를 찾았다[4]. 도착 시각은 오후 9시 17분경으로, 빈소에 머문 시간은 약 10분이었다[2]. 취재진이 재제청 관련 입장을 묻자 김 대표는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장례식장을 떠났다[2]. 조문 자체가 짧고 절제된 방식으로 이뤄진 셈으로, 정치적 메시지를 남기기보다는 예우에 초점을 맞춘 행보로 해석할 수 있다.
같은 날 서영교 법사위원장과 민주당 소속 김기표·김남희 의원도 함께 빈소를 방문했다[1]. 국민의힘에서는 정점식 원내대표가 김민석 대표보다 앞서 조문했으며, “대법원장께서 가장 힘든 시기에 또 이런 큰일을 당하시게 된 것에 대해서 위로의 말씀을 전하고 왔다”고 밝혔다[2]. 법사위 야당 간사인 박형수 의원과 조배숙·곽규택 의원도 조문 대열에 포함됐다[3].
다만 법사위 소속인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빈소를 찾지 않았는데,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 일정이 이유였다[3].
여야 지도부·법사위원 조문 명단 정리
대법원이 애초 외부 조문을 사양했음에도, 실제로는 행정부·입법부의 주요 인사들이 잇달아 빈소를 찾았다. 조문 시간대별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시간대(8월 31일) | 인물·소속 | 비고 |
|---|---|---|
| 오후 |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 약 30분간 조문, 이재명 대통령 명의 조화 전달[7] |
| 오후 |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 | 김민석 대표보다 먼저 방문[2] |
| 오후 | 서영교 법사위원장, 김기표·김남희 의원(민주당) | 법사위 일정 취소 후 조문[1][3] |
| 오후 | 박형수(국민의힘 간사)·조배숙·곽규택 의원 | 법사위 소속[3] |
| 오후 9시 17분경 |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 약 10분 체류, 재제청 질의에 답변 안 함[2] |
강훈식 비서실장은 조문 후 기자들에게 “큰 슬픔을 겪고 계신 조 대법원장님과 유가족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했다”, “대통령께서 직접 오시지 못해 비서실장을 보낸 거란 말씀을 드렸다”고 전했다[7]. 이에 조 대법원장은 “깊이 감사드리고 감사의 마음을 대통령께 꼭 전해 달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7]. 청와대는 애초 대법원 측의 조문 사양 방침에도 국가 5부 요인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비서실장 조문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7].
김민석 대표의 ‘예우 당부’ 공지, 정확히 무슨 내용이었나
김민석 대표는 조문에 앞서 당 소속 의원들에게 예우를 당부하는 공지를 내렸다. 공지의 핵심 문구는 “장례 기간 동안 (조 대법원장) 개인에 대한 직접적인 거명이나 호명을 자제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공적인 메시지와 언행 전반에 있어서도 최대한 예우를 갖추어 주실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였다[4]. 여기서 ‘장례 기간’은 발인이 예정된 9월 1일까지를 뜻한다[4].
민주당 박성준 수석대변인도 같은 취지로 “공적 메시지와 언행 전반에 있어 조 대법원장을 향해 최대한 예우를 갖추는 것이 좋겠다”고 언급했다[6]. 이 공지는 재제청 논란을 둘러싼 여야·대법원 간 신경전을 장례 기간만큼은 잠시 멈추자는 신호로 읽힌다. 실제로 김민석 대표는 조문 현장에서 취재진의 재제청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았는데[2], 이는 공지의 취지와 일치하는 행동이었다.
왜 정치적으로 주목받나: 대법관 재제청 갈등의 헌법적 배경
이 조문이 단순한 예우 이상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조문 시점이 청와대와 대법원 사이의 초유의 갈등 국면과 겹치기 때문이다. 사건의 발단은 2026년 8월 1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날 노태악 전 대법관과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8].


문제는 손봉기 후보자에 대한 제청이 통상 거쳐온 대통령과의 대면 협의 절차 없이 서면으로 이뤄졌다는 점이었다. 청와대는 강유정 수석대변인 명의로 “손 후보자에 대해서는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며 재제청을 요구했다[8]. 반면 같은 날 함께 제청된 김성수 후보자에 대해서는 “협의를 거쳐 의견이 모인 만큼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혀, 절차적 하자만을 문제 삼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8]. 청와대 측은 “제청권은 임명권을 대체하거나 무력화하는 권한이 아니라 임명권이 올바르게 행사되도록 뒷받침하는 권한”이라는 논리를 폈다[8]. 대통령이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을 돌려보낸 것은 1987년 현행 헌법 체제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로 평가된다[8].
헌법 제104조가 정한 임명 절차
이 갈등을 이해하려면 대법관 임명 절차의 헌법적 구조를 먼저 봐야 한다. 대한민국헌법 제104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9].
- 제1항: 대법원장은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 제2항: 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 제3항: 대법원장과 대법관이 아닌 법관은 대법관회의의 동의를 얻어 대법원장이 임명한다.
즉 대법관 임명은 대법원장의 제청 뒤 대통령의 임명(국회 동의 전제) 순서로 진행되며, 제청권은 대법원장에게,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각각 귀속된다. 그런데 이번 사안처럼 대통령이 제청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고 돌려보내는 절차, 이른바 ‘반려’ 내지 ‘재제청 요구’를 명시적으로 규정한 조항은 헌법에도 법원조직법에도 존재하지 않는다[8]. 사전 협의나 합의를 의무화하는 규정 역시 없다. 바로 이 공백이 이번 갈등에서 여야가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는 근거가 됐다. 청와대와 여권 일각은 “임명권이 형식적 재가에 그치지 않는 실질적 권한”이라는 논리를 펴는 반면, 야당과 법조계 일부는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절차 밖의 개입”이라는 우려를 제기하는 구도다[8].
조희대 대법원장은 재제청 여부에 대한 입장을 조만간 밝힐 것으로 알려졌으나[6], 부친상으로 인해 발표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법사위 전체회의 취소 등 후속 조치
부친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회 일정도 즉각 조정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026년 8월 31일 오후로 예정했던 전체회의(현안질의)를 취소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부친상으로 인해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1]. 이 현안질의는 원래 대법관 서면 제청 논란의 경위를 규명하려는 목적으로 잡혀 있었고[4], 조 대법원장은 이에 대해 삼권분립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상태였다[5]. 법사위 일각에서는 불출석에 대한 법적 조치까지 검토했으나, 부친상이라는 예외적 사정 앞에서 논의는 일단 보류됐다[5][6].
주목할 점은 대법원이 애초 “외부 조문 사양”이라는 방침을 밝혔음에도[5], 실제로는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한 여야 지도부의 조문이 예외적으로 성사됐다는 사실이다. 청와대 측은 이를 국가 5부 요인에 대한 의전상 예우로 설명했다[7]. 사적으로는 조용한 가족장을 원했던 유족의 뜻과, 공적으로는 삼권분립의 한 축인 대법원장에 대한 예우를 갖춰야 하는 정치권의 관행이 절충된 결과로 볼 수 있다. 결국 ‘외부 조문 사절’은 일반 조문객을 향한 방침이었고, 헌법기관 간 의전 성격의 조문은 예외로 처리된 셈이다.
발인 일정과 향후 재제청 정국 전망
발인은 2026년 9월 1일 오전 10시로 예정돼 있으며, 장지는 경북 경주시 강동면 선산이다[7][9]. 김민석 대표가 당 공지에서 예우를 당부한 ‘장례 기간’은 이 발인 시점까지를 가리킨다[4]. 발인 이후에는 미뤄졌던 국회 법사위 현안질의 재개 여부와 조희대 대법원장의 재제청 관련 입장 발표가 다시 정치권의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청와대가 요구한 재제청을 대법원장이 그대로 수용할지, 아니면 원래 제청을 유지하며 절차적 정당성을 주장할지에 따라 삼권분립 논쟁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