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의 반도체 소재기업 하나머티리얼즈에서 노동조합의 전면파업과 회사의 직장폐쇄가 잇따라 벌어지며 노사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파업 시작 15분 만에 직장폐쇄가 공고됐다는 노조 측 주장이 나오면서, 이번 조치가 법적으로 정당한지에 대한 논쟁도 함께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관계와 노조·사측의 주장, 직장폐쇄의 법적 요건을 정리했다.
하나머티리얼즈는 어떤 회사인가
하나머티리얼즈는 충남 천안에 본사를 둔 반도체 소재·부품 제조업체로, 스스로를 “IT소재부품 Leading Provider”로 소개하고 있다[6]. 주요 제품은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실리콘(Silicon), 실리콘카바이드(SiC), 파인세라믹(Fine Ceramics) 부품이며, 세계 최초로 600mm 잉곳을 개발했고 소재 생산부터 가공, 세정까지 일괄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6]. 회사 홈페이지에 공개된 실적에 따르면 2024년 연간 순매출액은 2,516억 원, 영업이익은 434억 원이었다[6]. 하나머티리얼즈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정기공시 자료를 제출하는 공시대상법인이다[7].
노사 갈등은 어떻게 시작됐나 — 타임라인 정리
이번 사태의 발단은 2026년 5월 노조 설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조정 절차와 경고파업을 거쳐 8월 22일 전면파업과 직장폐쇄로 이어졌다. 지금까지 확인된 주요 일지는 다음과 같다.

| 날짜 | 사건 |
|---|---|
| 2026년 5월 16일 |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 하나머티리얼즈지회 설립[1] |
| 2026년 8월 3일 |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 개최[1] |
| 2026년 8월 12일 | 노조, 6시간 경고파업 실시[1] |
| 2026년 8월 13일 | 파업 다음날 새벽, 식각공정 담당자들이 마킹공정으로 재배치되는 공정 변경 발생[1] |
| 2026년 8월 20일(목) | 노조, 고용노동부 천안지청 앞에서 1차 기자회견 및 고소장 제출[1][3] |
| 2026년 8월 21일 | 9차 본교섭 진행, 사측이 기존보다 후퇴한 안(개악안) 제시[4] |
| 2026년 8월 22일(토) 오전 8시 | 노조 전면파업 돌입, 약 15분 만에 사측 직장폐쇄 공고 및 신고[2][4] |
| 2026년 8월 22일~25일 오전 8시 | 노조가 예고한 파업 기간[4] |
| 2026년 8월 24일(월) 오후 1시 | 노조, 천안지청 앞 2차 기자회견 및 진정서 제출[2][4] |
노조가 주장하는 부당노동행위·근로기준법 위반 내용
금속노조 충남지부와 하나머티리얼즈지회는 회사의 대응을 크게 네 가지 범주로 나눠 문제 삼고 있다.

- 임금 관련: 임원 평균 연봉이 9억 5천만 원 수준인 반면 일부 노동자에게는 임금체불이 발생했고, 10~30분의 조기출근에 대한 임금이 지급되지 않았으며, 노조 측이 밝힌 2026년 2분기 매출액 1,800억 원 등 실적에도 불구하고 성과금은 100만 원 미만 수준이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3][4].
- 근로시간·근태 관련: 주 52시간을 넘는 초과근무가 사실상 강제됐고, 근태 기록이 조작돼 초과근무가 은폐됐으며, 연차휴가를 사용할 때도 눈치를 봐야 하는 분위기였다는 주장이 나온다[3]. 연차휴가는 근로기준법상 발생 기준과 사용 절차, 수당 계산 방식이 별도로 정해져 있는 노동자의 권리로, 관련 기준은 연차 발생 기준부터 연차수당 계산법까지 정리한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산업안전 관련: 위험물 라벨링이 미흡하고 물질안전보건자료(MSDS)가 제대로 배치되지 않았으며, 화재가 발생한 뒤에도 재발 방지 대책이 미흡했고 산업재해를 공상처리로 유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3].
- 부당노동행위 관련: 관리자가 노조 탈퇴를 회유하고, 조정회의 참석을 무단결근으로 처리했으며, 45명을 노조와 협의 없이 ‘필수 인력’으로 일방 지정해 파업 참여를 제한하고, 직장폐쇄 이후에는 노조 탈퇴를 조건으로 출입을 허용했다는 것이 노조의 핵심 주장이다[1][2][4].
사측 입장과 반박
노조 주장에 대해 하나머티리얼즈 측은 매일노동뉴스 취재에서 부분적으로 반박했다. 조정회의 참석 관련해서는 “교섭위원이 아닌 일반 조합원들이 조정회의에 참여한 뒤 유급휴일을 요청했으나 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해, 무단결근 처리 자체를 부인하기보다는 그 배경을 다르게 설명했다[1]. 필수 인력 지정에 대해서는 “노조와 사전 협의는 없었지만 법적 자문을 받아 진행한 조치”라고 밝혀, 절차의 일방성은 인정하되 법률 검토를 거쳤다는 점을 강조했다[1]. 이에 대해 취재에 응한 공인노무사는 “임의적인 필수인력 배치는 쟁의행위의 효과를 약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1].
직장폐쇄란 무엇인가 — 법적 요건과 이번 사례의 쟁점
직장폐쇄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대응해 사업장을 폐쇄하고 노동자의 사업장 출입을 막는 조치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6조가 그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5]. 이 조문의 핵심은 두 가지다.

| 요건 | 법 조문 내용 |
|---|---|
| 시기 요건(제46조 제1항) | 사용자는 노동조합이 쟁의행위를 개시한 이후에만 직장폐쇄를 할 수 있다[5]. |
| 신고 의무(제46조 제2항) | 사용자가 직장폐쇄를 하는 경우 미리 행정관청과 노동위원회에 각각 신고해야 한다[5]. |
즉 직장폐쇄는 노동조합의 쟁의행위가 먼저 시작된 뒤에만 가능한, 사용자 측의 대항적 성격을 가진 조치로 설계돼 있다. 이번 사례에 이 요건을 그대로 적용해 보면, 노조의 전면파업이 2026년 8월 22일 오전 8시에 시작됐고 사측의 직장폐쇄 공고와 신고는 그로부터 약 15분 뒤에 이뤄졌다는 것이 노조 측 설명이다[2][4]. 형식적으로는 ‘쟁의행위 개시 이후’라는 시기 요건과 신고 절차를 모두 지킨 것으로 보이지만, 노조는 사측이 교섭 과정에서 기존 조건보다 후퇴한 안을 제시해 사실상 파업을 유도한 뒤, 파업이 실제로 회사에 손실을 끼치기도 전에 직장폐쇄 지침을 미리 준비해 두었다가 즉시 신고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2][4]. 노조 측은 직장폐쇄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로 노사 간 힘의 균형이 무너져 사용자가 현저히 불리해진 경우에만 방어적으로 허용되는 조치인데, 이번 직장폐쇄는 그런 실질적 피해 발생 이전에 이뤄진 ‘공격적·선제적’ 조치라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한다[2]. 반면 직장폐쇄가 시기 요건과 신고 절차라는 형식적 요건을 충족했는지와, 실질적으로 방어적 목적을 가진 조치였는지는 별개의 문제로, 이 부분에 대한 최종 판단은 노동위원회나 법원의 심사를 거쳐야 확정된다.
파업과 직장폐쇄, 지금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2026년 8월 25일 기준으로, 노조가 예고한 파업 기간은 8월 22일 오전 8시부터 8월 25일 오전 8시까지이며, 회사의 직장폐쇄는 파업 개시 직후부터 이어지고 있다[4]. 노조는 8월 20일 1차 기자회견과 고소장 제출에 이어, 직장폐쇄가 이뤄진 뒤인 8월 24일 오후 1시 천안지청 앞에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증빙자료를 첨부한 진정서를 고용노동부에 다시 제출했다[2][3][4]. 노조는 직장폐쇄 이후 노조 탈퇴를 조건으로 출근을 허용하는 등 부당노동행위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2], 사측이 제출한 개악안에 대한 노사 간 입장 차이도 좁혀지지 않은 상태다[4].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들
이번 사태가 어떻게 정리될지는 크게 세 갈래의 절차 진행 상황에 달려 있다.
- 노동위원회 조정: 이미 8월 3일 충남지방노동위원회 조정회의가 열린 바 있어[1], 향후 추가 조정이나 중재 절차가 재개될지, 그리고 직장폐쇄의 신고 내용을 노동위원회가 어떻게 심사할지가 관건이다.
- 진정서·고소장 처리: 노조가 8월 20일과 24일 두 차례에 걸쳐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에 제출한 고소장·진정서에 대해 근로감독 및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부당노동행위,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에 대한 공식적인 판단이 나올 수 있다[1][2][3][4].
- 노사 재교섭: 노조가 예고한 파업 기간이 8월 25일 오전 8시로 종료되는 만큼, 이후 노사가 다시 교섭 테이블에 앉을지, 직장폐쇄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도 지켜봐야 할 지점이다[4].
노동조합법상 직장폐쇄는 사용자에게 인정된 합법적 수단이지만, 그 정당성은 시기·신고 요건 충족 여부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방어적 목적을 가졌는지에 따라 노동위원회와 법원에서 다시 판단받을 수 있다[5]. 이번 하나머티리얼즈 사례 역시 노조의 진정·고소에 대한 조사 결과와 향후 조정 절차를 통해 그 정당성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