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과 뉴스에 ‘엘니뇨’, ‘슈퍼 엘니뇨’, ‘괴물급 기후’라는 단어가 연일 오르내리고 있다. 실제로 세계기상기구(WMO)와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2026년 9월 초 잇따라 이례적으로 강한 표현을 담은 공식 발표를 내놓았다[3][4][5]. 문제는 언론 보도가 이 발표를 얼마나 정확히 옮기고 있느냐다. 이 글은 기상청·WMO·NOAA의 원문 발표 수치를 기준으로 엘니뇨의 정의부터 2026년 현재 상황, 한반도 영향, 과거 사례 비교까지 정리한다.
엘니뇨란 무엇인가 — 정의와 판정 기준
엘니뇨(El Niño)는 열대 태평양 감시구역(Niño 3.4 구역, 남위 5도~북위 5도, 서경 170도~120도)의 해수면온도가 평년보다 높은 상태로 여러 달 이어지는 자연현상이다[1]. 기상청은 이 감시구역의 3개월 이동평균 해수면온도 편차가 +0.5℃ 이상으로 5개월 이상 지속될 때 엘니뇨로 판정한다[1]. 강도는 편차 값에 따라 세 단계로 나뉜다[1].
| 강도 | 해수면온도 편차 |
|---|---|
| 약(weak) | +0.5℃ ~ +0.9℃ |
| 중(moderate) | +1.0℃ ~ +1.4℃ |
| 강(strong) | +1.5℃ 이상 |
발생 원인은 적도 태평양의 무역풍 약화다. 평소 동쪽에서 서쪽으로 부는 무역풍이 약해지면 서태평양에 몰려 있던 따뜻한 바닷물과 강한 대류활동 영역이 중태평양·동태평양 쪽으로 확장·이동한다. 이 변화가 다시 대기 순환에 영향을 주면서 해양과 대기가 서로 강화하는 되먹임(feedback) 구조를 만든다[1][6]. 미국 NOAA의 기후 정보 사이트도 엘니뇨를 “평소보다 약한 동풍 무역풍(weaker than usual easterly trade winds)”이 특징인 열대 태평양 기후 패턴의 한 국면으로 설명한다[6].
이름의 유래도 짚을 만하다. 세계기상기구에 따르면 이 이름은 페루·에콰도르 어부와 선원들이 붙였다. 몇 년에 한 번씩 크리스마스 무렵 평소 차갑던 동태평양 연안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어획량이 줄어드는 현상을 관찰한 이들이 이를 ‘아기 예수(the Christ Child)’라는 뜻의 스페인어 “엘니뇨”로 불렀다는 것이다[8].
왜 지금 ‘엘니뇨’ 검색이 급증했나
2026년 9월 3일, WMO는 “El Niño set to become very strong, raising risks of extreme weather into 2027(엘니뇨가 매우 강해져 2027년까지 극한기후 위험을 높일 전망)”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4].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엘니뇨가 우리 눈앞에서 몸집을 불리고 있다(being supersized)”고 언급했고, 셀레스트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이례적인 엘니뇨는 이례적인 대비와 대응을 요구한다”며 “WMO 50년 역사상 이런 대규모 동원령을 내린 적이 없다”고 밝혔다[4]. 국제기구 수장들의 이례적으로 강한 표현이 국내외 언론의 자극적 제목으로 이어지며 검색량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6년 엘니뇨, 공식 기관은 어떻게 보고 있나
세 기관의 최신 발표 수치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 발표 기관 | 발표일 | 핵심 수치 |
|---|---|---|
| 기상청 | 실황(2026년 7월 기준) | Niño 3.4구역 3개월 이동평균 편차 +1.3℃(5~7월), 7월 단월 편차 +1.7℃. 9~11월 강한 엘니뇨로 발달 가능성 높음[1] |
| WMO | 2026년 9월 3일 | Niño 3.4 지수 +1.5℃(5~7월 평균)→+2.0℃(7월)→+2.2~2.6℃(7월 말~8월 중순). 2027년 2월까지 지속 확률 100%에 근접[3][4] |
| NOAA(CPC) | 2026년 8월 13일 | 동태평양 적도 해역 해수면온도 편차 +2.0℃ 초과, Niño-3.4 +1.4℃·Niño-3 +1.7℃·Niño-1+2 +2.9℃. 2026년 가을~겨울 ‘매우 강한’ 엘니뇨 발생 확률 90% 이상, 10~12월 +2.5℃ 이상(역대급) 발생 확률 69%[5] |
WMO는 열대 태평양 표층 아래 수온(subsurface temperature)이 일부 해역에서 평년보다 8℃ 이상 높다고 밝혔고, 인도양에서도 9~11월 인도양 쌍극자(IOD) 지수가 평균 0.9℃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열에너지가 표층뿐 아니라 심층까지 축적돼 있어 엘니뇨가 쉽게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로 제시됐다[4]. 기상청은 2026년 9월 23일 오전 11시에 다음 정례 엘니뇨·라니냐 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1].
‘괴물급’ ‘역대급’이라는 보도, 어디까지 사실인가
여기서 확인하고 싶은 지점은 하나다. 공식 발표 원문과 언론의 각색이 어디서 갈리는가.
- “매우 강하다(very strong)”는 표현 자체는 사실이다. WMO가 보도자료 제목에 직접 쓴 표현이며, NOAA도 90% 이상 확률로 ‘매우 강한’ 엘니뇨를 전망한다고 명시했다[4][5]. 이 부분은 과장이 아니다.
- “역대 최강”은 아직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 NOAA가 제시한 수치는 “10~12월 +2.5℃ 이상 발생 확률 69%”라는 확률적 전망이며, 이는 1997-98년·2015-16년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지 이미 넘어섰다는 확정 관측이 아니다[5]. ‘역대급 확정’처럼 단정하는 제목은 발표 원문보다 한 단계 앞서간 표현이다.
- “괴물 엘니뇨” 같은 수식어는 공식 발표에 없다. WMO·NOAA·기상청 어디에도 이런 표현은 등장하지 않는다. 공식 문서는 “very strong”, “강(强)” 등 정량적 등급 용어를 쓸 뿐이며, 자극적 수식어는 보도 과정에서 덧붙여진 것이다.
- 구테흐스·사울로 발언은 실제 인용이다. 다만 유엔 사무총장의 발언은 기후위기 전반에 대한 정책적 경고 성격이 강하고, WMO 사무총장의 발언은 대응 체계 가동을 촉구하는 맥락이다. 두 발언 모두 “수치가 이미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는 관측 결과를 말한 것은 아니다[4].
정리하면, “매우 강한 엘니뇨가 진행 중이며 2027년 초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은 공식 발표에 근거한 사실이다. 반면 “역대 최강 확정”, “괴물 기후 재앙” 식의 표현은 원문에 없는 과장된 각색이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실제로 어떤 일이 벌어지나
ENSO(엘니뇨·남방진동)는 열대 태평양뿐 아니라 지구 상당 부분의 강수·기온·구름 분포에 영향을 미친다[6]. 대표적인 영향은 다음과 같다.
| 지역 | 대표적 경향 |
|---|---|
| 중·동태평양 적도 부근 | 강수 증가, 열대 서·중태평양으로 대류활동 이동[1] |
| 동남아시아·호주 일부 | 강수 감소로 가뭄 위험 상승 경향 |
| 남미 서해안(페루·에콰도르 등) | 이상 다우, 홍수 위험 상승 경향 |
| 북미 | 겨울철 기온·강수 패턴 변화 |
기상청 기후정보포털은 엘니뇨 발달 시기별로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7~8월에는 한반도 남부 지역 강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9월에는 오히려 강수가 감소하고 기온이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나며, 11~12월에는 강수가 증가하고 기온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7]. 다만 기상청은 겨울철 중위도 기온 분포가 엘니뇨 단독 요인이 아니라 여러 기후 요소가 함께 작용해 결정되므로, 개별 사례마다 변동성이 크다고 밝히고 있다[1]. “엘니뇨 해=반드시 따뜻한 겨울”처럼 단순화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라니냐와 무엇이 다른가
라니냐(La Niña)는 엘니뇨의 반대 국면이다. 엘니뇨가 무역풍 약화와 동태평양 수온 상승으로 나타난다면, 라니냐는 평소보다 강한 동풍 무역풍(stronger than usual easterly trade winds)과 함께 같은 해역의 해수면온도가 평년보다 낮아지는 현상이다[6][8]. 기상청 기준으로는 Niño 3.4구역 3개월 이동평균 편차가 -0.5℃ 이하로 5개월 이상 지속될 때 라니냐로 판정한다[1].
| 구분 | 엘니뇨 | 라니냐 |
|---|---|---|
| 무역풍 | 약화 | 강화 |
| 동태평양 해수면온도 | 평년보다 높음(+0.5℃ 이상) | 평년보다 낮음(-0.5℃ 이하) |
| 한반도 겨울철 일반 경향 | 사례별 변동성 커서 일반화 어려움[1] | 기온 낮고 강수 적은 경향(단, 사례별 변동 큼)[1] |
두 현상 모두 몇 년에 한 번씩 번갈아 나타나며, 어느 쪽도 아닌 ‘중립’ 상태로 몇 달간 유지되는 시기도 있다.
과거 강한 엘니뇨 사례와 비교
NOAA가 산출하는 공식 지표인 오세아닉 니뇨 지수(ONI) 기준으로, 역대 가장 강했던 두 차례 엘니뇨의 정점(11~1월 기준) 수치는 다음과 같다[9].

| 시기 | ONI 정점(NDJ 기준) |
|---|---|
| 1997-98년 | +2.4 |
| 2015-16년 | +2.6 |
2026년 8월 기준 Niño 3.4 지수는 관측 구간·지표별로 +1.4~2.6℃ 사이에서 다르게 제시되고 있고, NOAA는 2026년 10~12월 사이 +2.5℃ 이상에 도달할 확률을 69%로 전망했다[5]. 즉 아직 최종 정점 수치가 확정되지 않은 ‘전망’ 단계이며, 실제 정점이 1997-98년·2015-16년 수준에 도달할지는 향후 관측치가 쌓여야 확인할 수 있다.
다음 공식 발표 일정과 계속 확인해야 할 지표
엘니뇨는 매달 갱신되는 관측치를 기준으로 강도와 지속 기간 전망이 조정된다. 아래 일정을 통해 최신 수치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 기상청: 매월 정기적으로 엘니뇨·라니냐 전망을 발표하며, 다음 발표는 2026년 9월 23일 오전 11시로 예정돼 있다[1].
- WMO: El Niño/La Niña Update를 부정기적으로 발간하며, 2026년 8월호가 가장 최근 자료다[3]. 다음 호가 발간되면 지속 기간·강도 전망이 갱신된다.
- NOAA(CPC): 매월 ENSO 진단(ENSO Diagnostic Discussion)을 발표하며, 가장 최근 발표는 2026년 8월 13일이었다[5].
뉴스에서 접하는 ‘역대급’, ‘괴물급’ 같은 수식어보다는, 위 세 기관이 매달 갱신하는 실제 해수면온도 편차와 지속 확률 수치를 직접 확인하는 편이 정확한 판단에 도움이 된다.
출처
- 기상청 날씨누리, 엘니뇨·라니냐 전망
- 기상청 어린이 기상교실, 엘니뇨 설명
- WMO, El Niño/La Niña Update (August 2026)
- WMO, “El Niño set to become very strong, raising risks of extreme weather into 2027” (2026.9.3 보도자료)
- NOAA Climate Prediction Center, ENSO Diagnostic Discussion (2026.8.13)
- NOAA Climate.gov, ENSO(El Niño-Southern Oscillation) 설명
- 기상청 기후정보포털, 엘니뇨·라니냐 정의 및 영향
- WMO, El Niño/La Niña Phenomena (정의·명칭 유래)
- NOAA CPC, Oceanic Niño Index (ONI) v6 역대 수치표